+유자+의 설탕/CJ Entus
20100717_6강 준플레이오프 대 SKT전 1승
+유자+
2010. 7. 18. 13:06
사람들은 우리팀을 참 잘 모른다.
우리팀은 아마 밖에서 큼직큼직하게 드러나는 것만 봐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팀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르는 채로 마음대로 생각하고, 오해하고, 그리고 이상하게도 모르면서 막말을 한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때문일지도.
그렇다면 그런 현상들은 CJ-phobic들에 의한 것이었을까? _^_
하지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스토커처럼 정보를 모으기 마련인 팬들에게는
우리팀은 전혀 불투명하거나 속을 드러내지 않는 팀이 아니다.
아이들의 소소한 제스쳐,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 매 경기마다의 분위기, 인터뷰의 토씨들,
아주 작은 변화도 확대경으로 들여다 본 것처럼 크게 느끼는 팬들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만 봐도 아, 이 팀이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분위기는 이렇구나, 아이들 상태는 좋구나,
다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수많은 억측과 헛소리와 막말들이 참 화가 났었다.
이상하게도 우리팀이나 우리팀 아이들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으면서, "까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물량이라면 이 판에서 절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두 팀의 팬 대다수가
커리어도 별볼일 없으면서 자꾸만 이기고, 자존심이 꺾이지 않는 우리팀 아이들을 경계했으니...
최강자의 팬이라면 응당 지녀야 할 아량은 없이, 조금이라도 자기 선수에게 불리한 말만 했다 하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마구 주먹질을 하는 어느 팬들이 우리팀 선수들에게 통째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어서
개인리그, 프로리그 할 거 없이 그를 이겼던 우리팀 아이들에게 매번 깎아내리는 말들이 쏟아졌더랬다.
늘 CJ를 많이 이겼고, 그래서 "우리가 CJ보다 우월하다"고 소리내어 외쳐왔던 어느 팀은,
아무리 경기를 이겨도 이겨먹을 수 없는 게 있다는 것이 너무 분했던지, 어쩌면 부러웠던지,
무슨 일만 있으면 그렇게 열등감을 드러내면서 또 우리팀에게 주먹질을 해댔다.
CJ 팬들은 경기를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기에, 많이 진다고 해서 열등감 따위는 갖지 않았으니까.
아마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 가치와 행동 방식이 조금은 무서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역시나, 우리팀은 다른 팀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하건 말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최우선하면서 거침없는 선택을 하고 앞으로 쭉쭉 나아간다.
꼿꼿한 자존심으로 적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우리팀 팬들에게는 믿음직스러운 감독님과,
그 감독님을 믿음으로 보필하는 코치님들, 그리고 감독님의 가치관에 순순히 세뇌(!)되는 선수들이 있다.
요즘은 스타판이 대동단결해서 우리팀이 이기는 것이 정의라고들 이야기하고 있는,
어쩌면 우리팀같이 내부 사람들만이 많이 알고 관심을 가지는 팀에게는 특이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CJ 팬으로서 "세상에 '정의'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 맞아!"라고 외쳤던 적이 많았지만,
그래서 이 세상이 좀 더 살만한 세상이고, 더 높은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 적이 많았지만, 사실은 '정의'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그것이 더 일반적인 세상의 이치임을.
그래서 어느 날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사람들이 감동받는 것임을 안다.
그래서 지더라도 절대 실망해서 큰소리 내지 않을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도 힘든 1년 시즌을 이만큼이나 잘 나온 우리팀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즐겁게 경기한다면, 그들이 팬에게 예의를 다한 것임이 분명하고,
그런 상황에서는 그애들이 잘못한 것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또 팬이란 "과학적인 콩깍지"를 쓴 "비이성적인 명석함"을 지닌 사람들이어서,
우리팀 아이들이 이길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를 끝까지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는 것!
어제같이 밝은 얼굴과, 이긴 경기가 너무 신나서, 경기를 이긴 것이 너무 좋아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이 입가로 비어져나오던 마음가짐을 그대로 가지고,
큰 경기 경험을 쌓을 때마다 어제의 정신없이 재미있었던 그 경기력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키면서,
오늘 꼭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CJ ENTUS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