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의 설탕/CJ Entus
20090214_한상봉 로스트사가 MSL 16강 1승!
+유자+
2009. 2. 15. 00:41
상봉이가 마지막 경기인 줄 모르고 있었는데, 앞의 세 경기 기다리느라 너무 지루했다.ㅠㅠ
왼쪽 날개보다 오른쪽 날개가 확실히 선수의 실력과 경기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정말 피터지는 경기 하면서 8강 가야 하는 왼쪽 날개 선수와
이냥저냥 OME 경기를 해도 8강 갈 수 있는 오른쪽 날개 선수는 좀 불공평한 기회를 가졌다 싶기도 하고.
물론 오른쪽 날개인 우리 상봉이에게는 희소식일 수도 있다.ㅎㅎ
아! 어쨌든 우리 상봉이가 그렇게 '자기처럼' 이겨줘서 그 지루함은 싹 사라졌다.+_+
투해처리 히드라 러쉬라니! 이렇게 상봉이다울수가!
내가 사랑하는 '쇼부'치는 경기였다.ㅎㅎ
MBCgame 해설진이 그 단어쇼부를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하는 티를 내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다.
'승부봉' 혹은 '그 일본어 단어' 등으로 돌려 말하는 해설진들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왜냐하면 오늘 경기는 정말 '쇼부봉'의 모습 그 자체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그냥 한 게 아니라 많은 연습과, 인터뷰에 따르면 팀 토스 선수들의 조언에 따라
잘 준비된 빌드와 잘 계산된 타이밍으로 밀어붙인 것이라서 더 좋았다.
프로리그 쉬면서 정말 연습 열심히 했구나! 우리 상봉이 +_+
MBCgame 해설진이 "심소명 은퇴 이후 스타일리쉬한 저그의 맥을 잇는 한상봉"이라고 했는데,
정말 상봉이는 이 시대 마지막 스타일리스트인 것 같다.
MBCgame에서 왜 그렇게 상봉이를 아끼고 좋아하는지 알 듯 하다.
드론도 아끼면서 히드라 발업, 사업 먼저 돌려주고, 오버로드 두 마리 갖다놓고.
히드라 마이크로 컨트롤도 정말 좋았다.
송병구를 이겨서도 좋았다.
게다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얘가 정말 긍정적인 마음을 먹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한 인터뷰.
사실 3경기 끝나고 다음 경기 선수들을 보여줄 때 상봉이가 이길 것을 알았다.
상봉이의 얼굴을 먼저 비춰 줬을 때, 상봉이의 표정이 이미 밝고 좋은 '이기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송병구의 얼굴을 비췄을 때는 더욱 확신했는데, 송병구는 표정이 어두웠기 때문이다.
이건 미신이 아니라, 이미 이기고 들어가는 선수를 표정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요즘 경기가 '재미있다'고 했다. '즐겁다'고.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꼭 이길것 같다고 했다.
그런 마인드가 너무 좋다. 정말 예뻐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아이.+_+
그래, 그렇게 한 경기 지면 낭떠러지인 것처럼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롭게 천천히 올라가도 된단다.
언제나 너를 믿고 기다려줄 사람들이 한가득이니까!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고 했다.
우리 상봉이는 '즐기는 자'가 되었으니 분명 더 잘 될 것 같다.+_+

요즘에 느끼는 것이 있다. 예전에는 경기를 준비할 때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 연습을 여유롭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모든 경기를 준비할 때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있게 됐다. 팬들이나 부모님의 많은 응원 덕분인 것 같다. 16강에서 이제 1승을 거뒀으니, 반드시 재미있게 준비해서 8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