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의 설탕/CJ Entus
20090412_곰tv 클래식 64강 리뷰
+유자+
2009. 4. 12. 23:30
이날은 우리 현준이의 TG삼보 인텔 클래식 말하자면 곰클 64강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경기를 보진 못했지만 아이들이 지난 주 경기에 속속 뚫고 올라갔다는 반가운 소식에 기뻤는데,
현준이 경기는 왠지 묘한 기대를 하면서 생방송으로 시청하게 되었다.
현준이가 생각보다 너무너무나 잘 하고도 구현이에게 지긴 했지만,
경기를 보면서 내가 정말 강렬하고도 심각한 충격을 받은 것은 현준이의 패배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STX를 앞마당으로 하고 CJ를 본진으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 정체화하긴 했지만
은연중에 STX 아이들과 CJ 아이들을 놓고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CJ 아이들은 물론 공군 간 형들이나 은퇴한 우리 육이를 비롯해서 이제 막 들어온 꼬꼬마들까지
하나같이 다 이쁘고 정이 가고 소중하고 가엾고 자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들이지만,
STX 아이들도 별 관심 없는 다른 팀과 달리 꼬꼬마들까지 다 아끼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하는 두 선수가 경기를 해서 경기 전에는 "누굴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어!" 라고 하다가도
경기가 시작되고 보다 보면 스스로 어느 선수를 선호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경험담들처럼,
나는 어느새 현준이를 열렬하게 응원하면서 구현이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_-;;
물론 구현이가 평소에는 쓰지도 않던 날빌을 연속 구사하고, 테란에게 매너파일런까지 시전했다는 점도 한몫했지만
어쨌든 나에게 현준이는 너무너무 소중하고 애정하는 아이였다는 것을 다시 깨닫고야 말았다.
현준이는 내가 CJ팬으로 유입될 당시 육이와 함께 내가 가장 어여삐 여기는 꼬꼬마였고
어떻게 생각하면 결정적으로 내가 이 멋지고 사랑스러운 팀을 좋아하도록 해 준 아이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 때의 마음이 남아 고맙고 예쁘고 안쓰러운 아이이긴 하다.
그래도 내가 현준이를 아끼는 마음이 이 정도였구나 싶어서 스스로도 깜짝 놀란 날이었다.
현준이는 STX의 주전력인 김구현 상대로 날빌을 당하면서도 최대한 침착하게 잘 싸웠다.
경기력을 보니 꾸준히 열심히 연습한 느낌이 나서 어찌나 대견스럽고 예뻤는지.
꾸준히 해서 프로리그에도 더 많이 출전하고 개인리그도 뚫고 올라가자!
...
이 날 현준이의 경기를 보고서 수현이의 64강 경기도 보았는데, 정말 잘 싸우더라.
우리팀 특유의 비법이 숨겨져있을 것 같은 저그전 저글링 컨트롤은 수현이에게서도 역시 발견되었다.
그냥 손쉽게 삼성의 주력 저그를 삼성은 차명환과 유준희 둘 밖에 없으므로 이기는 모습을 보니
수현이 역시 계속 열심히 살고 있구나 싶어서 참 존경스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날 깨달았는데, 프로리그 엔트리가 떴을 때 이미 예상하긴 했었지만,
내가 아무리 박정석 선수가 프로리그 최고 100승을 하길 기원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프로리그에서 수현이가 박정석 선수와 경기할 때 미친듯이 수현이를 응원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수현이가 얼마만에 잡은 기회인데, 그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선수보다도 CJ 선수들이 우위에 서는 내 입장에서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