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의 설탕/진영수
20090425_대 웅진전 윤용태를 이기다
+유자+
2009. 4. 25. 22:26
세상에, 이렇게 분위기가 좋을 수가 있나?
대기실 분위기도 CJ와 다를 바 없이 너무나 웃는 얼굴로 좋고,
파이팅 할 때의 밝은 표정과 생기 있는 벤치 분위기도 최상이다.
CJ는 다녀오지 못한 워크샵에서 자기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보고 부러웠는데,
물론 CJ는 위너스리그 결승에서 스스로 워크샵 다녀온 효과를 내버리긴 했다. _^_
거기서 다져 온 팀웍과 배워 온 파이팅이 효과를 발휘할 것만 같은 분위기이다.
모두의 예상을 뚫고 '토막'이니, '스막'이니, 하는 굴욕적인 호칭을 듣던 영수가
윤용태의 전진게이트를 막고 타이밍으로 시원한 승리를 거둘 때만 해도 이기는구나, 했다.
워크샵에서 배워 온 "너!는 이긴다, 우리!는 이긴다, STX Soul, 이긴다!" 하는 응원구호를
에결 직전에 외쳐줄 때만 해도 벤치 표정이 너무 좋아서 이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진 걸까? 정말 STX는 도깨비팀이라 이해할 수가 없나보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스스로 파이팅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분명 필요하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에는 진심으로 흥을 내면서 '체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연승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이길 때면 자동으로 신나는 제스쳐가 나오게 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자꾸 '이기는 분위기'가 있다는 나의 이론에 반하는 사례를 늘리지 말아주렴.
팀은 졌지만 미네랄을 건 사람들에게 '꿀배'를 안겨주었다는 영수의 대 토스전.
요즘 많이 지기도 했고, 워낙 토스전 승률이 안좋으니 윤용태와 붙인 감독님의 엔트리 짜기에 경악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간 저그전을 그렇게 졌던 것이 토스전 연습을 열심히 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대가 무려 6프로브 정도에 나가는 전진게이트라는 날빌을 썼음에도 괜찮은 대응으로 이겨줬다.
가스러쉬 당하고 전진게이트 직감한 뒤 입구 막고 투팩을 올린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영수는 무조건 째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상대가 예상 밖의 빌드를 써도 대응이 안좋은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바로 투팩 올리고 공격적으로 나가서 좋은 자리 잡는 게 망설임이 없어서 멋졌다.
유일하게 답답했던 부분은 첫 벌처가 바로 토스 진영으로 난입할 수 있었음에도
드라군을 발견하더니 마인박으면서 싸우려고 들어서 별 성과를 못 냈던 시점이었다.
영수는 그 때 마인 및 벌처 컨트롤로 드라군을 다 잡을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그런 거겠지만,
역시 벌처 활용이 영수의 가장 약한 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금 할 수 밖에 없었다.
벌처는 저그가 소수 저글링 돌려서 난입시켜 이득을 보듯이 소수 들어가서 자꾸 찌르는 게 이익인데,
영수는 정말 그 플레이를 잘 하지 않는 선수 중에 한 명이다.
지난 번에 병세가 대 이영호전을 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모든 컨트롤은 영수같이 하는데
유일하게 벌처컨과 활용면에서는 영수보다 뛰어나서 시원시원하다! 생각했었다.
영수도 벌처 활용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꾸고 벌처를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오늘 경기에서는 전투에서 잘 활용하며 이겼으므로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영수가 gg를 받아내고 나서 기쁨을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헤드셋을 벗길래 캡쳐했다.
스스로도 약하다고, 약하다고 해서 신경쓰이던 토스전을 윤용태 상대로 날빌 막고 이겼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데 팀이 져서 이 표정이 너무 빨리 걷혀버려서 안쓰럽다.
다음에는 꼭 영수도 이기고 팀도 이겨줬으면.
영수가 윤용태를 이겨줬는데도 팀이 지다니. ㅠ_ㅠ
다음부터는 절대로 이런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다.
영수는 다음 번에도 오늘처럼 당황하지 않으면서 토스 한 번 더 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