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1_스타리그 예선전

'모든' 선수들이 예선장에 가야만 했던 것도 깜짝 놀랄만한 상황이긴 했지만,
그렇게 다음 날 프로리그 연습도 못 하고 모두 예선장에 갔던 것에 비해 경악스런 결과가 나왔다. ㅠ_ㅠ

이날 예선은 시청 자체가 팬 입장에서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것이,
올라간 선수들도 몇 명 없긴 했지만, 방송 중계된 모든 경기들이 결과적으로 내 선수들이 지는 경기였기 때문에
이 선수 지는 걸 보고 기운을 소진하고, 그 다음에는 저 선수 지는 걸 보고 기운을 소진하고, 그런 식이었다.
게다가 어찌나 우리팀 선수들 경기 중계는 줄줄이 해 주는지, 그렇담 계속 지는 모습을 뚫어져라 보는 수밖에. ㅠ-ㅠ

게다가 세상에, 너무나 예쁘게도 상봉이랑 정우가 예선을 뚫어 주었는데,
맨 앞 조에 있어서 방송중계가 시작하기도 전에 경기를 거의 끝내버린 상봉이나
중간에 중계를 딱 1시간 쉬는 동안 예선을 다 뚫고 올라가버린 정우의 이기는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안 나왔다.
이러니 CJ 팬 입장에서 어떻게 멍~하고 다 진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있겠는가.

지는 경기들은 하나같이 어떻게들 속이 답답하거나 깜짝 놀랄 정도로 이상한 판단을 하는지
너무나 걱정스럽고, 순간적으로 내가 3라운드에 허상을 봤나? 생각될 정도였다.
물론 다음 날 경기부터 내 걱정을 덜어주어서 또 근자감(!)으로 가득 찬 팬이 되었지만, 이 때는 말이다.



그래도 상봉이랑 정우에게는 너무너무 고마웠다.

상봉이는 내가 좋다, 좋다, 너무 사랑스럽다, 하면서 예뻐할수록 점점 더 잘해주니
팬에게 더 이상 잘 할 수가 없고, 좋은 선수일 수가 없고, 더 적절히 보답할 수가 없다.
신예 트로이카에 비해 많이 쌓은 경험을 적절히 활용해서 예선도 잘 뚫는 것 같아 기특하고,
또 사실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기엔 박차고 나아가지 못하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서도
다시 열심히 해서 점점 치고 올라오는 게 너무나 멋지고 사랑스럽다. +_+
계속 그렇게 자신의 장점이 될 수 있는 요소들에만 집중하고, 지금처럼만 해 주면 좋겠다.
이겼다고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이 예쁘기도 하지! +_+

정우는 요즘 얼굴만 봐도 자신감과 긍정적인 감정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이는데,
예선을 뚫고 올라가면서 맘 잡고 열심히 하고 있는 효과까지 보고 있는 걸 증명해 주었다.
어떻게 경기를 했는지 못 봐서 너무나 아쉽지만, 아주아주 잘 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로 외롭지 않게 상봉이형이랑 같이 스타리그 조지명식으로 갔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팀 스케줄이 어찌나 빡빡한지, 그리고 어찌나 지는 일이 많은지,
보는 사람도 힘든데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고, 오늘 예선에서도 그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라고 믿는다. ㅠ-ㅠ
형태는 맵이 너무 안 좋아서 진 거라 믿지만, 그래도 군인이자 학을 떼는 선배에게 져서 되겠니. ㅠ-ㅠ
테란라인에 갑자기 구멍이 뚫려서 믿을 사람은 형태랑 병세 뿐인데, 형태가 정말 중요하다.
다음 날 신상문을 제대로 이겨준 것처럼 계속 살아나는 경기력 나올 것이라 믿는다.
재윤이가 좀 문제였는데, ㅠ_ㅠ 테란 메카닉에 대응하는 것처럼 바이오닉을 이기질 못하는 것 같다.
상대는 애기에 저그전 성적도 안 좋은 애였는데, 그리고 영수랑 연습 많이 하면 스타일이 비슷할텐데,
험하게 져 버리다니, 감각이 돌아오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게다가 예뻐라하던 보거스는 재윤이에게 전혀 이유도 없는 레이스 관광을 시도하고...-_-^
만나는 종족에 차이가 있어도 맵이 저그 진출에 유리해서 '아무' 저그들도 다 올라갔는데 이런 일이.
다음부터는 테란이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말고 꼭 이기는 경기를 보여줬으면 한다. ㅠ_ㅠ
병세는 보니까 상대가 마구 압박하고 몰아쳐서 좀 불리한 상황이 되면 궁극의 경기력이 나오는데,
상대가 아무 짓도 안 하고 "나 테란이요~" 이러면서 드러누워 버리면 같이 말리는 스타일인 것 같다.
어찌나 함께 '아무 짓도 안 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던지, 이게 병세 맞나 싶을 정도였다.
왕의 귀환 같은 경우 맵 분석도 덜 되어 있는 것 같고 이래저래 좀 답답했다.
아직 애기니까 경험 좀 더 쌓고 맵분석 잘 하고 장기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으면 되겠지!

상봉이랑 정우는 꼭꼭 16강 올라가자.
너무너무 고마운 아이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