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본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HA Shult의 작품 <Trash People>의 사진을 차용한 것입니다.



사람한테 쓰레기라는 말은 보통은 써서는 안 되는데, 그것은 매우 심각한 인신공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단어는 정말! 쓰레기같은 사람에게만 아주 숙고해서 써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모르거나 과거를 무시하고자 하는 생각없는 것들이 재윤이를 폄훼하려고 그런 단어를 쓸 때
나를 비롯한 수많은 팬들이 그렇게 질색하고 맞써 싸우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 "쓰레기"라는 말을 사람에게 써야겠다.
진정 쓰레기 같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가진 사람을 보았으니 말이다.

솔직히 인간쓰레기에게 내 에너지를 사용하고, 몰상식하게 보이도록 하는 저속한 단어를 써서
나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내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싫지만,
그 모든 것을 무릅쓰고라도 좀 욕을 해줘야 하는 때가 있는 것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말들을 마구 뱉어낸 송병구의 인터뷰는 물론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한 "사람"이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그리고 아무리 다른 사람을 미워한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타인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신공격, 게이머로서 자존심 짓밟는 막말, 이적생으로서의 약점 공격, 이간질, 되먹지도 않은 훈계,
이 모든 걸 한꺼번에 한 사람에게 할 수 있다니,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시 생기기도 힘들겠다, 싶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송병구가 한 말의 대부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인터뷰의 "전제"가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한상봉은 절대 송병구에게 먼저 도발을 한 적이 없으며, 절대 막말을 한 적도 없었다.
먼저 상대의 스타일을 깔보고, 게이머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막말을 한 것은 송병구였다.
아무 사연도 이유도 없이 한상봉과의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비웃음을 흘린 것은 송병구였다.

그렇게 나와, 내 스타일과, 내 노력을 무시한 선수에게
"다음에 만나면 절대로 지기 싫어요, 송병구 선수랑 하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할 거예요"
정도의 말을 했는데, 그게 "도발하고", "물고 늘어진" 일인 건지 정말 모르겠다.

더군다나 제가 먼저 상대방을 인신공격하고 자존심 건드리는 말로 비수 꽂았으면서
도리어 자기가 피해자인 척 하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꼴이라니.

팬미팅에서 한상봉이 자기 인사를 안 받아줬다는 걸 몇 번이나 떠들었다는데,
그럼 어제 저녁에 나를 비웃으며 망신주려고 한 뒤에 막말로 상처준 사람이
오늘 낮에 나에게 갑자기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는데 웃으며 받아줄 사람이 어디 있나.
그런 인사를 받아주는 게 백치 아니면 정신질환자인 것 아닌가?

그래 놓고 마치 자기는 아무 것도 안 했는데 한상봉이 자꾸 도발하니 피곤하지만 받아주겠다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을 통한 자기합리화, 혹은 망각이라니, 정말 편리하기도 하지.

뭐 이런 인간말종이 다 있나 싶다.
그런 놈이 인간성 좋은 사람의 탈을 쓰고 지금까지 이미지메이킹 했던 걸 생각하면,
그런 사람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분명 비슷한 사람들이 더 있을 거라는 점이 섬뜩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물론 이전에도 이 판에는 인간말종들이 있었다.
저런 사람들은 왜 이 판에 와서 물을 흐리고 있을까, 짜증나는구나. 참 불쌍한 선수들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 선수들은 이해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해하려면 이해할 수는 있었다.
보통 사람인 내 입장에서는 물론 납득은 안 되지만, 그래도 어떤 것이 목적이라서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
뭘 원해서 저렇게 말하는구나, 하는 정도는 보이긴 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다르다.
우선 아무 이유가 없고, 자기가 먼저 도발했으면서 마치 자기가 피해자인 척 하면서
자기에게 전혀 인격모독의 'ㅇ'조차 내비치지도 않았던 선수를 인신공격하고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언론에다 떠들어댔다.

도저히 이해 불가인 상황이고, 자기가 전혀 열폭하지 않아도 되는 상대에게까지 전부 열폭하는
정신병리학적 defection을 가진 사람의 발악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
이 정도로 상황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이 자기를 피해자화하고,
자기합리화를 위해 불리한 상황은 거짓으로 덮어버리는 사람이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사실 송병구가 애초에 한상봉에게 "먼저" 했던 도발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올인은 실력이 아니다"라니, 그건 2009년에, "프로"게이머가 다른 프로게이머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그 일로 상처를 입은 것은, 그런 망발을 해놓고도 한상봉이 자기에게 친절하기를 바랐던 송병구가 아니라,
경기를 지고, 자존심을 다치고, blue birthday를 보낸 한상봉이었다.

한상봉이 4드론을 한 것도, 5드론을 한 것도 아니고, 한 단계 한 단계 잘 짜여진 빌드를 썼는데,
그것을 정찰 못 해서 한 방에 당해놓고, 그건 실력이 아니라 도박이었다고 막말하다니,
과연 허영무에게는 손 빠르다고 열폭하고, 김택용에게는 저그전 잘한다고 열폭하고,
이제와 보니 이성은에게도 주목받는다고 열폭하는 그런 열폭의 대가가 올인에까지 열폭한 것이 맞다.

물론 자기도 올인에 날빌을 써서 우승까지 해 놓고 그것은 실력이 아니라고 말하다니,
일관성도 없고, 심지어 자기 업적도 깎아내리는 좀 모자란 사람의 언행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송병구와, 송병구의 인터뷰가 재미있는 도발이라는 정신병리학적 환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기분 좀 나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인격, 사생활, 사회생활, 커리어, 이 모든 것을 깐다면,
그리고 그런 공격적인 행동이 "정당한 것"으로서 용인된다면 이 세상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자기를 상대로 누군가가 몇 마디라도 하면 그 사람을 모독할 권리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자기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 그것을 구분하게 되는 과정을 "사회화"라고 한다.
그것을 구분 못하고 할 말과 못할 말을 못 가리면서 남에게 막말을 한다면
그것은 사회화가 덜 된 사람이고,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기에는 부족한 자라는 뜻이다.

정말, 그런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말이다.
상식도,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도 배려도 없는 막장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말이다.

물론 이렇게 묻는 이 순간에도, 그런 사람들은 이런 고상한 가치 따위 안중에도 없을 거라는 건 안다.


...


12월 9일 즈음에 악에 받쳐서 썼던 글이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서 계속 인터뷰 못 하고 있던 상봉이는 결국 msl 이기고 인터뷰를 했고,
너무나 현명하고 예의바르게 "나 표현법"을 통해 해당 사건을 언급하고 유연하게 대처했다.

송병구는 심지어 자기의 "잘못되고 틀린" 행동을 매우 이성적으로 지적하고 꾸짖는 글조차
"악플"로 치부해버리는 만행, 혹은 무식을 자행해버리고 여전히 "자기는 피해자"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이제 그런 것은 송병구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이 어떤 "게이머"라는 것 이전에 드러나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저, 상봉이가 울컥하지 않고 현명하게 잘 인터뷰를 해 주어서 너무나 고맙다.
화내는 나쁜 말과 더러운 단어와 좋지 않은 표현들은 모두 팬들이 동원해서 싸워줄테니
그냥 지금처럼 동요하지 말고 긍정적인 쪽으로만 사고를 잘 발전시켜줬으면 좋겠다.

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제는 더이상 상봉이가 우리팀이 아니어서,
원래대로라면 CJ 팬들이 함께 화내고,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싸워줬을 것인데 그러지 못해서,
그게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고 가슴이 아프기도 했는데, 이렇게 말해줘서 다행이었다.

여전히 나에게는 미운 구석이 없는 고맙고 예쁜 선수인데, 이렇게 화내는 못난 팬이어서 미안하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어서 화낼 일 없는 팬이 될 수 있기를!

Posted by +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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