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수 8강진출! 그리고 요즘 귀여워라 하는 일장이 재경기로 8강 가능성 66%!
솔직히 어제는 영수 경기에 너무너무 속이 아프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서 글쓸 여력도 없었다.
그 화는 영수가 진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것이었다.
실망스러웠던 것도 영수의 경기가 그랬던 것이 아니라
영수라면 패승승으로 8강 갈 것이라고 믿은 혼자만의 믿음에서 기인한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나와 비슷하게 기대하고 비슷하게 믿었을 거라고 생각됐던 영수가
얼마나 큰 충격과 세상에 대한 상처를 또 한 번 받았을지, 정말 마음이 아팠다.
누가 봐도 잘 하는 선수들은 우수수 떨어져버리고, 결국 뜻밖의 선수들만 남게 되었다. MSL에는.
그 '죽음의 F조'는 모든 선수들이 8강에 가서 시드를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선수들이었는데,
물론 이성은은 조지명식 이후 행보를 통해 F조의 격을 떨어뜨리는 선수였단 걸 증명했지만, 다른 세 명은.
결국 두 명은 32강에서 하는 수 없이 떨어지고, 나머지 두 명도 "아, 난 살아남았어."하는 안도감 때문인지
절대 거기서 멈출 선수들이 아니었음에도 16강에서 나란히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영수가 이틀 상간으로 양대 개인리그에서 탈락해 버리면 그걸 추스르는 데 너무 힘이 들까봐 걱정이었다.
물론 언제나와 같은 막연한 믿음과 기대로 영수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하는 상황은 역시나 절망적이었다.
영수가 그리도 신경쓰는 김택용은 이상한 경기 끝에 결국 먼저 3승으로 올라가 버리고,
그 상황에서 영수가 떨어지면 분명 이 아이는 충격을 받으리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는 모두 기우였던 듯, 빌드가 갈렸는데도 영수가 잘 막으리란 믿음이 생겼다.
결국 믿음대로 불리한 병력 조합으로도 잘 막고 뚫어서 이긴 멋지고 강한 선수, 진영수!+_+
그러고 나서 평소답지 않게 바로 안 끝내고 주춤하다가 신희승이 어이없는 타이밍에 gg를 칠 틈을 내 주었지만,
그건 어제의 경기 때문에 조바심이 나고 겁을 먹어서 그랬다니,
다시 마음 잘 추스리고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되찾으면 괜찮아질 것이다.
탱크 한 대와 몇몇 벌쳐, SCV, 골리앗으로 시즈탱크 네다섯대와 레이스를 뚫는 컨트롤은 일품이었다.
긴장하고 조바심냈는데도 그 정도 경기력이니 마음 잘 다잡고 8강부터 치르면 잘 될 것이다.
오히려 다른 시즌과 다르게 MSL과 OSL의 일정이 너무 똑같이 가는 이번 시즌에,
한 쪽에서 떨어진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 쪽에 집중하고 프로리그랑 스타리그만 병행하면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MSL이 OSL에 비해서 대진이 훨씬 편하긴 했지만, 언제 영수가 대진운발로 이룬 적이 있던가.
험난한 조건을 모두 뚫고 이길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꼭 마음 다잡고 잘 풀어가야 할텐데.
주변에서 감독님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음 좋겠다.
일장이는 날이 갈수록 귀여워지는데, 어쩜 이렇게 예쁘게 이겨주기까지 하는지.+_+
지면 바로 탈락이었는데 가장 약하다는 테란전 이기고 재경기 만들어서 다행이다.
재경기에서도 2/3 확률에다가 일장이는 테란전만 준비하면 되니까,
본인 말대로 한 선수만 물고 늘어져서라도 꼭 진출하길 바란다.
32강에서 손수 떨어뜨렸던 김택용은 참 이렇게 저렇게도 올라가는데,
일장이가 못 올라가면 너무 억울하니까 말이다.
꼭 진출해서 다시한 번 떨어뜨려주렴!
경기 내적으로도 좋았다. 물론 정명훈이 받쳐준 탓도 있지만.
무탈 컨트롤은 어찌나 잘하는지 점점 고음역으로 들어가는 탄성을 자아내고!
처음 뽑은 무탈만 가지고 좀 견제하다가 다음으로 넘어갔으면 테란한테 어찌어찌 시간 줄 수도 있었는데
그냥 순간적인 판단으로 계속 무탈 뽑고 결국 그걸로 끝내버린 것도 탁월했다.
무럭무럭 자라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