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 MSL은 CJ 팬으로서 정말 행복하게 출발한 리그였다.
시드자가 단 한 명도 없었음에도 '주전'이라 불리는 일곱 명의 모든 선수가 서바이버를 뚫고 올라간 것이다.
형들인 영민이, 형태, 재윤이, 아가들인 or 이었던 영화, 정우, 병세, 그리고 중간다리 역할의 상봉이까지.
"모두 서바이버를 뚫었다"는 사실은 확률상으로도 엄청난 일이고, 수치상으로도 이승원해설이 말했듯이 진기록이며,
무엇보다 모두가 에이스화되어 있으면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에 대단한 일이었다.
비록 조지명식에서는 우리팀 아이들을 개무시하면서 아예 없는 척 말도 시키지 않았으므로
말하는 걸 보기 참 힘든 우리 아이들이 알콩달콩 이런저런 얘기를 풀어놓는 것을 보려던 바람은 좌절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일곱 명이 한 줄로 쭉 앉아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흐뭇했더랬다.
그리고 우리팀은 32강에 있던 일곱 명 중 세 명이 16강에, 두 명이 4강에, 결국 한 명이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그런데 그 최후의 한 사람은 올드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끊임없는 기대를 받았던 마변박이 아니었고,
로열로더특집에서 다루어진 아주 가능성 높은 로열로더 후보들이었던 아가 트로이카도 아니었다.
그는 형들과 동생들 사이에서 둘째같은 입장에 있는 자신의 팀내 역할을 고민하던 상봉이었다.
상봉이의 16강은 정말이지 쉬운 길이 아니었다.
요즘같이 개인리그에 이름값이 높지 않은 의외의 선수가 많은 때에
서바이버에서는 테란 상대로 대 역전극을 하고, 송병구를 꺾고 16강에 가고, 바로 그 '이영호'를 꺾고 8강에 가서
저그전 다전제를 거쳐 상성이 그렇게 힘을 발휘한다는 팀킬에서 테란을 꺾고 결승에 간 선수인 것이다.
폄하하려는 사람들은 어떤 것이든 우습게 보지 않겠냐마는, 객관적으로도 힘들게 열심히 헤쳐온 상봉이다.
어느 누구도 감히 그 여정을 폄훼해서는 안 되는 것임에도 자신들이 관심없다고 해서
마치 무관심 매치만을 거쳐 올라온 양, 올라올 재목이 아닌데 올라온 양, 상봉이 때문에 결승이 망한 양 군다.
그것이 진실이 아님을, 진실은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것임을 상봉이가 알았으면 한다.
세상에 망한 결승은 없다.
인정하지 않고, 앉아서 남말이나 하는 사람들이 지껄이는 망발이 있을 뿐이다.
세상에 결승에 올라가지 못할 재목이 결승에 가는 일은 없다.
결승까지 모든 것을 뚫고 헤치고 올라간 승자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결승에서 '누가 이겨야 더 보기 좋은 그림'이라는 것은 없다.
그건 상대팀에게 'e-sports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우승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치졸한 도발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우승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고, 간절한 염원이 있으며,
완결을 기다리는 멋진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그 선수의 우승을 진심으로 믿고 지켜볼 수많은 팬들이 있다.
상봉선수,
상봉선수는 분명 우승할 재목입니다.
미안하게도 그럼에도 상봉선수의 우승을 믿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것은 상봉선수가 큰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주변의 낮은 기대치에 휩쓸려 성장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웠던 때의 이야기이지요.
이제 그런 저의 기우를 비웃듯 상봉선수는 마지막 한 고비만을 앞둔 큰 선수가 되었네요.
상봉선수가 우승할만한 선수이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저와, 저와 같은 사람들이 상봉선수를 믿고, 상봉선수와 같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외부적인 요인들에 흔들리지 마세요. 상봉선수의 진심과 진실만을 바라보세요.
결국 모든 것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외부의 그 어떤 것도 아닌, 바로 상봉선수 자신이 믿는 것입니다.
저는 오는 30일, 상봉선수를 믿을 것입니다. 그러니 상봉선수도 스스로를 믿으세요.
그리고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하세요.
대범한 마음과 자신감으로 조급해하지 않고 임한다면 분명 우승이 상봉선수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봉선수의 뒤에 서 있을 팬으로서, 끝까지 상봉선수를 믿는 팬으로서 응원하겠습니다.
한상봉의 MSL 우승을 기원합니다.
상봉아 사랑한다!
한상봉 파이팅!
8월 31일 사진추가하여 수정 예정.
